건강과 땀
2016.01.04 23:34

보이지 않는 팔

조회 수 167 추천 수 0 댓글 1
" 아빠는 왜 군인이 하고싶었어?"
몇 주 전, 아버지를 따라 고향을 등지고 충남 서산으로 내려가는 길이었다.
" 멋있잖아, 듬직하고.. "
담담했다. 아버지는 무심한 듯 한마디를 던진 후, 조용히 운전대를 내려다보셨다.
"왜, 너도 하려고?"
밤 늦게 출발해서인지, 도로 위는 점멸하는 신호등 뿐이었다. 저 멀리 어렴풋이 도시의 불빛이 보였다.
"아니...요즘 다들 입대하니까, 궁금해서 물어봤지."
"아빠는 안한거지. 군대에 있다가 너무 딱딱한 사람 되면 니들이 무서워하잖냐, 너도 너무 어렸고."
운전대를 잡고 있던 왼손을 잠시 놓으며 아버지가 말하셨다.
절반만 심하게 때가 탄 핸들 커버는 아버지의 버릇을 말해주는 듯 하였다.
아버지는 항상 왼손으로 운전하셨다. 어린 시절, 무릎에 나를 앉히고 운전을 시켜주겠다던 때에도,
아버지는 항상 왼손만 올려놓으셨다.
아버지의 왼손은 항상 그 자리에 있었다.

어린 시절, 온 몸에 깁스를 감고 계셨던 아버지를 보았다.
건설 현장에서 일하시던 아버지는 5층에서 떨어지셨지만 두 팔로 난간을 잡아 무사할 수 있었다.
하지만 기적적인 행운에는 그만한 댓가가 필요했고, 부사관이 되고자 하셨던 아버지는 결국 다친 팔로 인해 꿈을 포기하셨다.
특히 크게 다쳤던 오른손은 여전히 큰 힘을 낼 수 없으며, 그 빈자리를 대신하는 왼손은 날로 바빠져갔다.
성인이 된 지금, 군 입대를 앞두고 있는 지금, 더 건강한 정신과 몸을 가지고 아버지의 든든한 새 팔이 되어드리고 싶다.
젊은 시절 아버지의 꿈을 대신 이루어 드릴 수 있는, 나아가 앞으로의 아버지에게 든든한 왼손이 되어드릴 수 있는 그런 사람이 되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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